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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대학을 갓 졸업한 김모군(25세)은 이빨이 아파 치과에 간다. 치과의원은 FTA이후 대세가 된 미국 메디컬 스쿨을 마친 이른바 의학 엘리트. 일반적인 충치로 지속적인 신경치료및 약물 치료, 땜질이면 금방 나을 수 있는 증상이라고 그 의사는 진단했다. 그러나 김모군은 치료를 받지 않고 의원을 나온다. 이제 대학을 졸업하고 갓 취직을 했으나 고작 인턴직이다. 1년 계약으로 일하고 있으나 정직원이 될지 다른 회사를 또 찔러야 할지 막막하다. 월급은 100만원 안팎인데다 그나마 말이 1년이지 언제 발 빼고 나와야 할지 모르는 상태. 그러나 땜질하고 신경치료 4회 받는데 무려 100만원을 육박하는 돈을 내야 한다. 국가 의료보험은 이미 없어진지 오래. 미국의 의료보험 기업에 돈을 주고 사보험에 가입해야 하는데 고작 100만원 월급쟁이인 김모군에게 그럴 능력이 있을리 만무하다. 게다가 약값은 하루치가 거의 오만원 돈. 대한민국 정부에서는 더 이상 의료비를 지원해주지 않는다. 혹시나 해서 친구들에게 물어봤더니 A라는 사보험에 든 친구가 충치 보험이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친구도 결국 충치 치료를 받지 못했다. 그 보험은 신경 치료는 보험이 되지만 "충치 부분을 파내는 비용" 을 지불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 구멍을 메우는 땜질약 또한 보험이 안 된다는 것. 결국 그 친구 역시 충치 치료를 받는데 약 40만원돈이 든다고 한탄을 했다. 결국 김모군은 결심한다. 그깟 이빨, 그래, 돈도 없는데 뽑아야지 별 수 있나. 그나마 마취를 하면 그 약값으로 십만원 이상이 들기 때문에 마취 안하고 바로 쁠라이어 갖다 뽑아달라고 부탁. 김모군은 이제 이빨을 아주 잘 닦는 성실한 청년이 되었다. 역시 의학은 치료의학보다는 예방의학이 우위에 있다는걸 뼈저리게 느끼면서. 2. 지금은 2017년. 한때 한우 100여마리의 큰 소농장을 가지고 있던 남모씨 (59세) 는 오래전 한우 농장을 가지고 있던 때를 회상하곤 한다. 그 때는 한우 송아지 한 마리에 250만원돈을 하던 시기로, 그럭저럭 풀칠은 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미국산 뼈고기를 위시한 뉴질랜드, 호주, 중국 등지의 쇠고기가 차례로 수입되면서 한우의 값은 약 70%정도 하락했다. 한 마리당 거의 100만원꼴의 손해를 보고만 것이다. 국가에서 배상을 해준다고 조사 당국에서 직원이 나왔었다. 그 직원은 나라에서 손해 금액의 80% 정도를 보상해주니 안심하라면서 자랑하듯 이야기했다. 그러나 문서를 보고 남모씨는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현재 가지고 있는 소를 한 마리도 남김 없이 팔고, 농장과 그 땅을 다 팔았다는 확인 절차가 필요하단 것이다. 그러나 30년을 넘게 소농장을 해온 남모씨는 그럴만한 여건이 안 되었다. 당장 있을 집은 서울 강남 집값의 천 분의 일 수준. 그가 새로운 사업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결국 농업이란 카테고리 안에서밖에 없는데...그나마 고부가 가치 농업이던 소농장 경영보다 더 장사가 되는 농업이란 이제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자 직원은 비웃으면서, "소하고 집하고 다 팔아서 서울 가면 되잖나? 거기서 조그만 붕어빵 장사라도 하면 되잖나?" 30년간 농사짓던 농부가 이제 와서 서울 올라가 호프집을 차린다? 이제 대학을 졸업할 아들딸이 하나씩 있는 남모씨로서는 거의 현실불가능한 조건이었다. 손해를 보더라도 결국 농사를 지을 수밖에 없는 현실인 것이다. 그는 집과 땅과 소를 팔아 다른 농작지로 옮겨갔다. "그럼 우리도 수출을 해 볼까?" 하는 생각에. 그는 특용작물을 제배할 수 있는 조그마한 농장을 열고, 달고 맛있는 '귤렌지' 라는 과일을 개발한다. 감의 상큼한 단맛과 오렌지의 시큼답짤한 맛이 동시에 느껴지는 획기적인 상품이었다. 뉴스에도 보도되고 다른 농부들도 앞다투어 '귤렌지' 농업에 뛰어들었다. 오직 그것만이 살 길이었으니, 사활을 건 모험이었다. 그러나 1년 후, 미국 플로리다주 정부에서 "한국산 귤렌지 수입 금지" 라는 조치를 선포한다. 미국의 소비자들 또한 '귤렌지'를 원하고 있었음에도. 플로리다 주지사는 '귤렌지'가 미국 내의 오렌지 농부들을 위협하고 있으므로 그런 조치를 내렸다고 선언했다. 한 달 후 미국의 모든 주가 귤렌지 수입을 금지시키거나 고관세를 먹이는 조치를 취했다. 그리고 미 연방 정부와 대통령은 공식 석상에서 솔직히 말한다. "한국산 귤렌지는 일단 맛있다. 단가는 비싸지만 오렌지와 비교했을때 그렇게 비싼 것도 아니다. 그리고 미국 소비자들도 귤렌지를 원한다. 이것은 안보 문제다. 그렇다. 귤렌지가 우리의 안보를 위헙할 수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귤렌지의 미국 수입을 금한다.%2 아무도 믿지 않겠지. 4월 10일에 눈이 내리다니. 그러나 나는 잿빛 하늘 위로 떠밀려 올라가는 눈송이들의 향연을 보았다. 4월. TV에서는 벚꽃이 피기 시작했다는 보도를 하고 있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경주와 여의도의 벚꽃축제에서 사랑을 꽃피우고 있을 때, 나는 흔들리는 트럭 뒷칸에 쭈그리고 앉아 비가 눈으로 마법처럼 돌변하는 신기한 장면을 목격하고 있었다. 그리고 다음 날 바람과 싸우며 열심히 눈을 퍼내었다. 젠장. 나 여기서 뭐 하는 걸까. 언제까지 이 눈은 내 머리 속을 하얗게 만드는 걸까. 내 머리도 하얗고 머리 속도 하얗고 마음도 점점 하얘져 간다. 까딱 다른 색깔이 한 방울이라도 떨어지면 금새 오염되어 버릴 그런 상태로. ![]() 그래서 예고편을 보고 반공주의나 조장하는 할리우드식 전쟁 영화가 아닌가 생각했었다. 그리고 우리나라 영화에 자본이 아무리 많이 들어가봐야 헐리우드에 비하면 새발의 피 수준도 되지 않는다는 사실 역시 알고 있었다. 알다시피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1000억원에 가까운 제작비를 들인 영화이고 (톰 행크스와 멧 데이먼을 제외하면 캐스팅료도 저렴할 것으로 생각된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와 거의 동일한 장비나 세트를 사용한 사용한 밴드 오브 브라더스는 1500억에 엑스트라만 10000명이나 동원했다. 148억을 들인 태극기가 그들 영화의 스펙타클 이상을 보여줄 것인가? 전혀 불가능한 이야기였다. 그나마 시나리오가 진주만같은 미국 만세 영화보다 나으리라는 보장도 없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태극기 휘날리며는 밴드 오브 브라더스나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1/10 수준의 자본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전쟁씬을 연출해냈다. 최대한 저렴하게, 최대한 아기자기하게 전쟁씬을 구성해야만 했던 감독과 스태프들의 고뇌가 그대로 묻어나는 전쟁씬은 놀랄만큼 세밀하고 또 처참하다. 헐리우드 전쟁 영화들이 구현하지 못한 사실성과 구토가 나오리만치 처참한 전쟁의 참상에 그 비중을 둔 것이다. 비행기가 롤러코스터처럼 날아다니고, 탱크가 무지막지하게 적군 가운데를 돌파하거나 일당백의 람보들이 등장하지 않는다. 남북한군 병사들이 참호 안에서 서로 얽히고 얽혀 백병전을 벌이는 전투씬은 재미있다기보다 비참하다. 이데올로기나 신념이 전투에 낄 여지는 당연히 없다. 헐리우드 미군들이 미국 만세! 를 외치며 달려가는 웅장하고 숭고한 전투와 거리가 멀다. 순수하게, 오직 순수하게 악에 받쳐서 전쟁에 미친 전쟁의 희생자들이 벌이는 정신병적인 난투가 태극기 휘날리며를 지배한다. 아내와 딸을 두고 끌려온 자들, 북에서 남으로 내려온 자들, 구두를 닦거나 농사를 지으면서 그저 평화롭게 살아온 자들의 광기이기에 더욱 순수하고 더욱 잔인하다. 사상이나 국가같은건 모르는 사람들이 떨어내는 순수한 분노. 그들은 나라를 구하기 위해 싸우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서, 남겨진 사람들에게 돌아가기 위해서 악을 다해 싸울 뿐이다. 따라서 보는 입장에서는 박력도 박력이지만 전장 특유의 그 광기에 몸을 떨게 된다. 헐리우드와의 차별화에는 분명 성공한 듯 보인다. 그러나 한국전 자체가 이념의 전쟁이었듯, 이념에 관한 비극이 등장하지 않을 수는 없다. 시종일관 국군 병사들은 북한 X새끼들, 빨갱이새끼들, 김일성이 XX새끼와 같은 욕설을 내뱉지만, 영화는 결코 북한을 공공의 적으로 몰아붙이거나 하는 우를 범하지 않는다. 영화 중간에 인민군의 양민학살을 은유하는 씬들이 등장해서 관객들을 분노의 도가니로 몰아넣지만, 또 후에는 이진태(장동건 분)의 약혼녀를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을 인민군에 협조했다는 명목으로 총살하는 남한 극우파 청년단을 대비시켜 한국전이 얼마나 더러운 전쟁이었는지 상기시켜 준다. 그에 비해 주인공들과 국군병사들의 욕설은 공산주의의 비판이라기보다는 이들을 그렇게 죽고 죽이게 만들 수밖에 없는 이념의 비극과 그저 전쟁에서 적군을 향해 순수하게 토로하는 불만에 가깝다. 한국전은 또 세계에서 유래없이 민간인이 많이 죽은 전쟁이기도 하다. 2차 세계대전이 3400만명의 사상자를 낳았다지만, 유럽 전체의 인구를 생각해볼때 군인 250만, 민간인 최소 400만 총 650만 이상의 순수 '사망자' 를 기록한 한국전은 지독하게 더러운 전쟁이었다. 당시 총 인구수를 세어보면 한국전에서 10명당 1명이 죽은 셈이다. 10명당 1명이면 적을 것 같지만 생각해 보라...대가족 사회였던 당시를 생각해 볼 때, 한 가구 당 한 명이 죽어나간 것이다. 인구 밀도상 천문학적인 숫자이고 특히 민간인 사망자가 400만이라는 기록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양민학살, 스파이 몰이가 아주 빈번하게 일어났으며 또 전쟁 막바지에 이르러 미군들이 한반도 곳곳에서 무차별 학살을 감행함으로써 미군에 의한 민간인 희생자만 100만명도 넘는다. 이토록 끔찍하고 더러운 전쟁이었기에, 태극기는 비록 편집상의 조악한 스토리 구성과 상투적인 대사들이 흠이라고는 해도 쌍수를 들고 환영하지 않을 수가 없는 영화이다. 그러나 또 많은 한계를 보여주는 영화이기도 하다. 낙동강에서 압록강에 이르기까지 전투 과정은 두 형제에만 시점을 맞춘 탓인지 시야가 좁고 갑작스럽게 넘어가는 씬들이 많다. 스토리 군데 군데에 연결성의 고리가 헐겁고 특히 주인공 형제 이외의 국군 병사들은 구어체의 말투나 코믹성에 치중하여 주인공들을 빛나게 하는 발광제 역할 정도밖에 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진태와 이진석 두 형제의 우정어린 대사들은 너무 상투적이고 감정을 직설적으로 드러내는 부분이 많다. 야전병원에서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간호사를 바라보는 위생병의 눈, 그리고 폭격 후에 여자가 매고 다니던 머리천만을 카메라로 비춤으로서 전쟁의 슬픔을 묘사하는 밴드오브 브라더스의 절제된 장면에 비교해볼때, 영화가 전체적으로 조악하다는 말이 나올 수 없게끔 만드는 것이 상투적인 주인공 대사들이다. 그러나 결국에는 눈시울을 찔끔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두 형제의 끈끈한 우정은 결코 신파가 아니었던 한국전 당시의 비극을 그대로 전하며, 다소 거칠지만 냉정한 균형 감각과 따뜻한 우정을 통해 한국전의 비참한 역사를 그려낸 '태극기 휘날리며'. 젊은 세대에게나 기성 세대에게나 반드시 한 번쯤 볼 만한 영화라 생각된다. 적어도 이 영화는 어린 학생들이 봐도 실미도처럼 '김일성 목을 땄어야 하는데!' 라는 착각을 하게 만들지는 않으리라 생각된다. 간만에, 아니 최초로 한국전을 소재로 한 제대로 된 영화를 만난 셈이다. 미국인들은 물론이고 일본이나 중국조차도 거의 알지 못하는 잊혀진 전쟁 한국전이 지금이나마 이렇게 영화로 등장하니,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궤도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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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배우들과 제목덕에..
by 191970 at 03/23 금요일 조조 표 끊어놨다.. by chrimhilt at 02/11 -_- by 궤도회전 at 02/11 참 긴글쓰시느라 수고하.. by 김두현 at 02/11 |